제1차 공론마당
제1차 공론마당
생명·생태 / 평화·민주주의

식순과 발제·토론 자료 전체를 담은 공개 PDF
식순
자료집 식순 기준 진행 순서
사이트의 세션 표시도 overview.mdx의 sessions 배열 순서, 즉 생명·생태 후 평화·민주주의 순서를 따릅니다.
| 14:00–14:10 | 개회 |
|---|---|
| 14:10–14:30 | 발제 — 생명·생태 정규호 (생명학연구회 부회장) |
| 14:30–14:45 | 생명·생태 세대별 지정토론 유정길 · 한윤정 · 장윤석 |
| 14:45–15:15 | 생명·생태 전체토론 |
| 15:15–15:25 | 휴식 |
| 15:25–15:45 | 발제 — 평화·민주주의 박명림 (연세대, 정치학) |
| 15:45–16:00 | 평화·민주주의 세대별 지정토론 박은정 · 박준규 |
| 16:00–16:30 | 평화·민주주의 전체토론 |
| 16:30–17:00 | 전체 토론 및 정리 |
개요
행사 개요
<인사말씀>
광복100년 국민동행이 올해 광복 81주년에 첫 발걸음을 내딛기 위해 <공론마당 1>을 시작합니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39주년인 6월 10일을 맞아 국민동행의 8.15 선언의 기초가 될 공론마당을 시작하는 일도 그 뜻이 각별하다고 하겠습니다.
정규호 교수의 <생명-생태>와 박명림 교수의 <평화-민주주의> 발제로 문을 엽니다. 지구와 인류의 위기를 생각하고, 국가와 국민의 규범으로서 평화와 민주주의를 진단합니다.
우리는 두차례 공론마당의 논의를 통해 광복 81주년 선언문에 싣게 될 주제들을 추려내려 합니다. 식민지 시대와 분단냉전 시대 그리고 신자유주의 무한경쟁시대를 살아남아 한반도와 인류 그리고 지구의 미래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포용과 공존, 절제와 대화를 기본자세로 지키려는 국민동행이 겸손하게 정진하도록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광복100년 국민동행 준비위원장 이부영
개요
「광복100년 국민동행」이 2026년 6월 10일(수) 오후 2시, 서울 정동 프란체스코회관 체칠리아홀에서 제1차 공론마당을 개최한다. 지난 3월 3일 종교계·학계·전직 군 장성 등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각계 원로 153인이 제안문을 발표한 이후 처음 열리는 의제별 공론화의 장이다.
이번 제1차 공론마당의 핵심 의제는 '생명·생태'와 '평화·민주주의'다. 더 큰 목소리로 상대를 밀어내는 대립 구도에서 벗어나,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포용', 함께 살아가는 '공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지키는 '절제',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대안을 모색한다.
세대 통합형 토론 구조
가장 큰 특징은 원로·중견·청년이 함께 무대에 올라 의견을 교환하는 '세대 통합형 토론 구조'다. 일방적 발표 중심의 세미나를 지양하고, 세대가 각자의 언어로 같은 의제를 토론해 공감대를 넓힌다. 좌장의 종합 정리로 도출되는 '1차 공론 결과문'은 7월 2차 공론마당의 자료로 활용된다.
프로그램
행사는 김태일 전 장안대 총장의 사회·좌장 아래 총 3시간 동안 진행된다.
- 의제1 [생명·생태] — 정규호(생명학연구회) 발제 / 지정토론 유정길(불교환경연대 공동대표·녹색불교연구소 소장)·한윤정(녹색연합 공동대표)·장윤석(녹색연구활동가)
- 의제2 [평화·민주주의] — 박명림 연세대 교수 기조발제 / 지정토론 박은정(이화여대 명예교수)·박준규(한반도청년미래포럼 창립자)
향후 일정
제1차 공론마당의 성과를 바탕으로 7월 10일(금) 제2차 공론마당(기술·경제·노동 / 교육·세대·젠더)이 이어진다. 1·2차의 결과물을 집대성하여 8월 14일(금) 공식 발족식에서 '광복100년 국민동행 선언문'을 발표하고 'Korea2045' 운동의 공식 출범을 선포할 예정이다.
발제와 토론
요지와 원문 PDF
파일명과 PDF 슬러그가 아니라 overview.mdx의 배열 순서대로 렌더링합니다.
생명·생태
좌장 김태일 · 전 장안대 총장 · 좌장
발제 — 정규호
「생명·생태를 시대적 가치로 삼아 광복 100년을 준비해 나가자」
정규호는 '광복'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1945년의 광복이 식민 지배로부터의 '주권 회복'(무엇으로부터의 해방)이었다면, 2045년 광복 100년은 인류를 넘어 뭇 생명과 생태계의 공존을 향한 '어떤 삶·사회·문명을 만들 것인가'(무엇을 향한 가치 지향)가 되어야 한다. 그는 3·1독립선언서의 '공존동생권', 백범 김구의 '높은 문화의 힘', 헌법 전문의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을 생태문명의 정신적 자산으로 연결한다.
지난 80년(1945~2026)의 압축 성장과 민주화의 성취 이면에는 세계 최저 출산율, 최고 자살률(2024년 처음으로 40대 사망원인 1위도 자살), 극단적 경쟁과 심리적 양극화가 자리한다. 향후 20년 전망 또한 기후위기 비상사태, 제6차 대멸종,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가 겹친다. 그는 이 위기를 외부에 의한 파괴(외파)가 아니라 우리가 믿고 의지하는 시스템 내부에서 생명력이 소진되는 '내파(內破)'로 규정하고, 이것이 '기후 우울증'과 생태적 무력감으로 이어진다고 본다.
진단의 핵심은 '시간'이다. 생태적 맥락 자체가 바뀌는 시대인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근대적 '시계 시간'과 '단기적 시간성'(선거 주기·분기 실적·초단위 미디어)에 갇혀 있고, 원인과 결과의 시차가 큰 생태 위기 앞에서 파국에 이르러서야 대응하는 '지연의 정치(politics of delay)'가 작동한다.
전환의 과제로 그는 다섯 가지를 제시한다. ① 심리적 낙관·비관을 넘어 현실의 '한계'에 대한 근본적 자각, ② 장기주의를 제도화하는 정치·사회적 리더십(미래위원회의 상임·헌법기구화, 기후·생태 헌장·개헌), ③ 시민 인식의 질적 전환과 '기후·생태 리터러시'·시민의회, ④ 위기의 공포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상상력'으로 희망의 서사를 만드는 '예시적 정치(prefigurative politics)', ⑤ 진보/보수의 낡은 이분법을 넘어 혐오·대결의 정치에서 공존·상생·돌봄의 '살림의 정치'로의 전환. 그는 국민동행의 '포용·공존·절제·대화'가 바로 이 새로운 정치와 리더십의 중심 가치가 되어야 한다고 맺는다.
토론 — 유정길
「문명적 대전환을 위한 생명·생태 의제의 구체화와 시공간적 실천의 제언」
유정길은 발제의 의의를 높이 평가한다. '광복' 개념의 외연적 확장과 재정의, 근대적 '단기 시간성'과 '지연의 정치'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 각자도생 구조와 맞물린 '내파' 진단, '예시적 정치'와 '살림의 정치'의 전략적 함의를 핵심 기여로 짚는다.
그러면서 거시 담론을 실천 영역으로 견인할 여섯 가지 구체 의제를 보완 제안한다. ① 자원·에너지를 상품이 아닌 공유재로 다루는 '공유지(Commons)' 관점과 '돌봄사회'로의 결합·제도화, ② 세습 구조를 깨는 '사회적 상속 제도'·'청년기초자산제', ③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을 국가 의제로 다루는 가칭 '마음행복부' 신설과 '사회적 처방', ④ 대의제와 숙의를 결합한 '시민의회'와, 미래세대·비인간 존재의 관점에서 정책을 심의·거부할 수 있는 제4의 독립기구 '미래심의위원회', ⑤ AI·기술 전환에 '생명·생태적 평가 준거' 도입, ⑥ 양적 성장에서 '내포적 성숙'으로, 군비 확대가 아닌 평화 확대의 '녹색평화국가' 지향. 그는 국민동행이 전국의 예시적 정치 사례를 발굴·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기를 기대한다.
토론 — 한윤정
「청년세대와의 대화로 미래를 선취하는 기성세대의 지혜를 기대한다」
한윤정은 발제의 '시간의 문제'에 깊이 공감하며, 서로 다른 복수의 시간들(지질학적·정치적·기후·디지털 시간)이 공존·충돌하는 현실을 짚는다. 그는 윌리엄 깁슨의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를 빌려, 생명 가치가 준거가 되는 사회는 이미 소수성으로 우리 안에 존재하며 다만 전면적으로 발현될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 본다. 새로운 기술이 대중으로 확산되며 겪는 '캐즘(chasm)'을 넘으려면 인프라 구축보다 문화적 수용과 사회적 합의가 더 확실한 길이라는 것이다.
그는 예시적 정치의 핵심을 '수단이 목적을 결정한다'는 데서 찾는다. 운동이 이루려는 사회의 모습이 운동의 조직 방식(수평적·참여적·평등한 관계) 속에 반드시 반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후·생태·생명 운동이 문화적으로 수용되려면 '청년운동/청년정치'와 적극 결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에 소수자로 존재하는 '미래'세대야말로 예시적 성격을 갖기 때문이다. 청년을 교육 대상으로 보기보다 그들에게 천착해 변화의 실마리를 끌어내야 하며, 선입견 없이 청년세대와 접속해 대화하는 일은 탄소를 줄이는 일만큼이나 생태적인 과제라고 맺는다.
토론 — 장윤석
「너와 나를 가르지 않는 우리나라: 나라, 시간, 살림의 지평에서」
1998년생인 장윤석은 광복 100주년이라는 시간의 지평 앞에서 출발한다. 그는 함석헌의 청사진 — "모든 잘못의 근본 원인은 너·나를 갈라 생각하는 데 있다… 이놈도 나다 하게 되어야 한다" — 를 빌려, 우리가 꿈꿀 '우리나라'는 너와 나를 가르지 않는 '너도나라'여야 한다고 말한다. 미래를 예측(forecasting)하기보다 소망하는 미래를 상상해 현재로 끌어오는 백캐스팅의 태도에 공감한다.
생태적 시간관으로 그는 이반 일리치의 "우리에게는 미래가 없습니다, 오직 희망만이 있을 뿐입니다"를 인용한다. 제도가 통제한 결과를 따르는 '기대'와, 우리 자신의 힘을 믿는 '희망'을 구분하며, 직선적 시간관이 아니라 절망 속에서도 그것을 포월(包越)하는 순환적·생태적 희망관을 제시한다. 우리는 '이것 아니면 저것'의 낡은 논리와 '이것 그리고 저것'의 새 논리가 공속하는 분기점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끝으로 그는 '살림의 삼중모색'을 제안한다. 한국이 벗어나기 어려운 세 가지 죽임 — 전쟁의 집단학살(genocide), 고엽제 등 생태학살(ecocide), 가해·피해 속의 자살(suicide) — 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연결된 비극은 연결된 접근으로만 풀 수 있다. 그는 펠릭스 가타리의 '세 가지 생태학'(마음생태·사회생태·자연생태)을 이어, 녹색전환·기후정의·생명평화라는 세 흐름의 삼중모색에서 살림의 길을 찾자고 맺는다.
평화·민주주의
좌장 김태일 · 전 장안대 총장 · 좌장
발제 — 박명림
「광복 100년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국민동행'과 '세계동행'의 과제」
박명림 교수는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현상을 '민주주의'와 '평화'의 동시 위기로 진단한다. 세계화·자유화·민주화 30년이 역설적으로 국내적 전제화·우경화·양극화와 국제적 탈세계화·자유주의 질서 해체로 귀결되었고, 둘 중 하나가 다른 하나를 견인하던 근대 이래의 진보 공식이 분리·해체 국면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이 위기 속에서 그는 한국에 '세계역할(world role)'과 '세계소명'이 요청된다고 본다. 문명 대전환기에 보편은 언제나 경계국가에서 솟아오르며, 미·중 대결의 정중앙에 선 대한민국이 그 경계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 한국전쟁·산업화·민주화·서울올림픽을 거치며 자기희생을 통한 세계기여의 경로를 걸어왔고, 이제는 희생이 아니라 '제대로 된 민주공화국'을 통해 세계적 책임(stewardship)을 맡을 때라고 강조한다.
핵심 논지는 '공화적 평화'다. 평화는 민주주의의 산물이라기보다 공화주의의 산물이며, 대내 화합(국민동행)과 대외 평화(세계동행)는 분리될 수 없다(Concordia Domi, Foris Pax). 대내적으로는 진영대결을 넘어 세대·젠더·수도권-지방·계층의 4대 격차를 해소하는 대화·타협과 국정 연속성이, 대외적으로는 한반도에 '두 국가론'을 정착시키는 일이 요체다. 그는 북한의 최근 '두 외국론'(한국을 중국·러시아와 같은 외국으로 규정)을 '두 국가론'과 혼동해선 안 된다고 경고하며, 빌리 브란트식 상호 국가성 인정을 통한 평화 공존과 미래 통일의 길을 제안한다.
토론 — 박은정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국민동행과 세계동행의 과제」 토론요지
박은정은 발제에 폭넓게 공감하면서, 이 자리에서는 '우리 안의 동행' 문제에 무게를 두겠다고 밝힌다. 과거 우리가 앞선 나라를 벤치마킹했듯, 이제 우리가 안에서 갈등을 푸는 방식에 모범을 보인다면 세계가 자연히 그것을 배우려 할 것이고, 그것이 곧 세계동행에 대한 기여라는 것이다. 그는 '권위주의 40년, 민주주의 40년'의 성취 양면에 빛과 그림자가 함께 짙게 퍼져 있음을 짚는다.
특히 민주화 이후 각종 지표상 삶의 질이 오히려 악화되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불평등 심화·극단적 진영갈등·포퓰리즘·지역소멸·저출생·돌봄 위기·생태 파괴 속에서 '탈민주화'와 '탈인간화'가 중첩되고, 현실 정치권과 시민사회 어느 쪽도 문제 해결 능력을 잃은 채 입법마저 정쟁의 무기로 전락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정치의 의미가 지나치게 협소화되었다고 비판한다. 지금의 대의민주주의는 실질적으로 과두제이며, 대표성 왜곡·신규 정치세력 진입 차단·비대한 대통령 권한·참여 제한이 내부 연합과 협치를 가로막는다는 것이다. 해법으로 그는 ① 분권과 협치를 지향하는 헌정 개혁과 국민대표성을 확보하는 선거제도 개혁, ② '좋은 시민'의 참여가 '좋은 정치'를 만든다는 관점에서 공론화위원회·시민회의 등 대의제를 보완하는 온건한 참여 제도화, ③ 여의도를 넘어 견해가 다른 시민이 일상에서 마주해 포용·절제·대화를 익히는 '좋은 공공 공간'(공원·광장·문화센터)의 확충을 제안한다. 제도냐 운영(문화)이냐의 오랜 논쟁에 대해서는 둘을 늘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토론 — 박준규
「청년세대의 고독과 다음 단계의 민주주의」
박준규는 정치적 양극화만큼 깊은 것이 청년세대의 '고독'이라고 말한다. 과거의 청년은 가난해도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었지만, 오늘의 2030은 성장과 희망보다 생존과 불안을 먼저 배운 세대가 되었다. 가장 많은 시스템적 연결 속에 살면서 가장 깊은 단절을 경험하는 역설이 청년의 자리다.
그는 정치가 이 불안에 충분히 응답하지 못했다고 진단한다. 청년은 보수/진보·남성/여성·지역/계층의 정치적 구분 속에서만 해석되어 왔고, 그 결과 정치는 삶의 문제를 푸는 공간이 아니라 서로를 규정하고 대립하는 공간이 되었다. 청년이 극단적 언어에 쉽게 흔들리는 것도 이념의 맹신이라기보다 자신을 이해해줄 공동체를 잃은 외로움의 뒤틀린 표출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평화와 민주주의는 청년의 삶과 연결될 때 의미를 가진다. 평화는 갈등의 부재를 넘어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안정감'이어야 하고, 민주주의는 절차를 넘어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감각의 회복'이어야 한다. 그가 제안하는 '다음 단계의 민주주의'는 상대 진영을 이기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서로의 불안과 고통을 이해하는 민주주의, 곧 포용과 공존을 통한 공동체 회복의 과정이다.